1980년대 미국 아칸소로 이주한 한국인 가정의 뿌리내림을 섬세하게 그려낸 미나리는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탄생했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을 향한 희망과 좌절 속에서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지닌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이 작품은 윤여정 배우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으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영화 미나리
영화 정보
미나리는 2020년 제작된 미국 드라마 장르의 작품입니다. 러닝타임은 115분이며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습니다. 한국계 미국인 감독 정이삭이 연출과 각본을 모두 담당했습니다. 정이삭 감독은 1978년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아칸소의 작은 농장에서 성장한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든 작품입니다. 그는 예일대학교에서 생태학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2006년 르완다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기도 했습니다. 주연에는 '제이콥' 역의 스티븐 연과 '모니카' 역의 한예리가 캐스팅되었습니다. 스티븐 연은 드라마 워킹 데드와 영화 옥자로 얼굴을 알린 배우입니다. 한예리는 한국에서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입니다. 특히 할머니 '순자' 역을 맡은 윤여정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한국 배우 최초라는 역사를 새겼습니다. 아시아 여성 배우로는 1957년 우메키 미요시 이후 63년 만의 쾌거였습니다. 아역 배우 앨런 김은 막내아들 '데이빗' 역으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정이삭 감독의 어린 시절과 닮은 외모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노엘 케이트 조는 의젓한 큰딸 '앤' 역을 맡았습니다. 윌 패튼은 독실한 신앙인 '폴' 역으로 출연하여 따뜻한 조력자 캐릭터를 완성했습니다. 촬영감독은 라클란 밀른이 맡아 아칸소의 광활한 자연을 아름답게 담아냈습니다. 음악은 에밀 모세리가 담당했으며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잔잔하면서도 서정적인 선율이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깊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제작사는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플랜 B 엔터테인먼트이며 A24가 배급을 맡았습니다. 실제 촬영은 2019년 7월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진행되었습니다. 2020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외국어영화상을 받았습니다.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100%와 평점 8.7점을 기록하며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는 2021년 3월 3일 개봉하여 약 113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줄거리
19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병아리 감별사로 일하던 '제이콥'은 가족과 함께 아칸소 시골로 이주합니다. 그는 넓은 땅을 구입하여 한국 채소를 재배하는 농장을 운영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품고 있습니다. 달라스에 있는 한인 마트에 신선한 채소를 공급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아내 '모니카'는 낯설고 척박한 환경에 불안함을 느낍니다. 주변에 한인 커뮤니티도 없고 병원도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심장이 약한 막내아들 '데이빗'의 건강이 걱정됩니다. 그들이 이사 온 집은 바퀴 달린 트레일러 주택입니다. 부부는 맞벌이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돌볼 사람이 절실히 필요했습니다. 결국 한국에서 외할머니 '순자'를 모셔오기로 결정합니다. '순자'는 고춧가루와 멸치 그리고 미나리 씨앗을 가방에 가득 담아 미국 땅을 밟습니다. 하지만 손자 '데이빗'은 처음 본 외할머니가 낯설기만 합니다. 쿠키도 못 굽고 카드놀이를 가르치는 할머니가 진짜 할머니 같지 않다고 투정을 부립니다. 할머니한테서 나는 한국 냄새도 싫다고 말합니다. '순자'는 아이들을 데리고 개울가에 미나리 씨앗을 심습니다.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는 식물이라고 설명해 줍니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누구나 뽑아 먹고 건강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시간이 흐르며 '데이빗'은 할머니와 화투를 치고 함께 프로레슬링을 시청하며 점점 가까워집니다. '순자'는 손자가 생각보다 튼튼하다며 활발하게 뛰어놀도록 격려합니다. 한편 '제이콥'의 농사는 순탄치 않습니다. 우물을 파야 하는데 수맥을 찾는 다우징을 거부하고 직접 땅을 팝니다. 물이 부족해지자 농작물이 위기에 처합니다. 부부 사이에도 갈등이 깊어집니다. '모니카'는 남편이 가족보다 농장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느낍니다.
결말
어느 날 밤 '순자'가 갑작스러운 뇌졸중으로 쓰러집니다. 움직임과 언어에 장애가 생겼습니다. 가족들은 '데이빗'의 심장 검진을 위해 오클라호마시티로 떠납니다. '순자'만 집에 남게 됩니다. 다행히 '데이빗'의 심장 상태가 크게 호전되었다는 좋은 소식을 듣습니다. 의사도 놀랄 만큼 건강해진 것입니다. '제이콥'은 한인 식료품점과 새로운 거래 계약도 성사시킵니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부부는 큰 다툼을 벌입니다. 결국 헤어지기로 합의하는 분위기가 됩니다. 집에 도착했을 때 끔찍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뇌졸중 후유증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순자'가 실수로 농작물 창고에 불을 낸 것입니다. 그동안 수확한 모든 농작물이 그 안에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제이콥'과 '모니카'는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농작물을 구하려 애씁니다. 하지만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집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구하기 위해 뛰어듭니다. 불과 몇 분 전까지 이혼을 이야기하던 부부가 서로의 안전을 걱정하며 손을 잡습니다. '앤'과 '데이빗'이 돌아오라고 외칩니다. 혼란스러운 '순자'는 멀리 떠돌아갑니다. '데이빗'이 전력 질주하여 할머니 앞을 막아섭니다. 심장이 약해 뛰지 못했던 아이가 온 힘을 다해 달린 것입니다. '순자'는 잠시 손자를 알아보고 손을 잡습니다. 가족들은 지친 몸으로 거실 바닥에 함께 잠이 듭니다. 다음 날 아침 '제이콥'과 '모니카'는 이혼하지 않기로 합니다. 수맥을 찾는 사람과 함께 새롭게 우물을 파기로 결정합니다.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제이콥'과 '데이빗'은 개울가로 향합니다. '순자'가 심어둔 미나리가 무성하게 자라 있습니다. '제이콥'은 할머니가 정말 좋은 자리를 찾았다고 말합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미나리를 수확하는 장면으로 막을 내립니다.
시청소감 및 평점
미나리를 보는 내내 가슴 한편이 뭉클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화려한 서사나 극적인 반전 없이도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순자'가 손주들에게 미나리의 의미를 설명해 주는 부분이었습니다. 어디서든 뿌리를 내리고 강인하게 살아가는 미나리처럼 이민자 가족도 낯선 땅에서 적응해 나간다는 은유가 진심 어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윤여정 배우의 연기는 정말 압도적이었습니다. 전형적인 할머니상을 벗어난 파격적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아카데미 수상의 이유를 증명했습니다. 화투를 치고 욕도 거침없이 하는 할머니지만 손주를 향한 사랑만큼은 누구보다 깊었습니다. 수상 소감에서 보여준 특유의 유머와 겸손함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한예리 배우 역시 이민자 가정 어머니의 고단함과 외로움을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불타는 창고로 뛰어드는 장면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절박함이 오래도록 잊히지 않습니다. 아역 배우 앨런 김의 자연스러운 연기도 놀라웠습니다. 정이삭 감독의 어린 시절이 고스란히 투영된 듯한 캐릭터였습니다. 라클란 밀른 촬영감독이 담아낸 아칸소의 들판은 광활하면서도 쓸쓸했습니다. 탁 트인 자연 속에 오롯이 서 있는 가족의 모습이 아름다우면서도 처연하게 느껴졌습니다. 에밀 모세리의 잔잔한 음악은 영화의 정서를 한층 깊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민자의 이야기이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가족애를 담고 있습니다. 낯선 환경에서 뿌리내리려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작품입니다. 별점 5점 만점에 4.5점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