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영동군 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7살 도시 아이와 77세 시골 할머니가 만들어가는 진솔한 감정의 이야기입니다. 이정향 감독이 선보인 이 작품은 말보다 마음으로 전해지는 가족애의 참된 의미를 보여주며 현대인들에게 잊혀진 순수함과 따뜻함을 일깨워줍니다.

영화 집으로
영화 정보
이정향 감독이 연출한 이 가족 드라마는 2002년 4월 5일 개봉하여 전국 420만 관객을 동원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주연으로는 김을분이 외할머니 역할을 맡았으며 당시 7살이었던 유승호가 상우 역을 연기했습니다. 동효희가 상우의 엄마 역으로 출연했고 민경훈과 임은경이 조연으로 참여했습니다. 충청북도 영동군 상촌면 지통마 마을에서 촬영되었으며 대부분의 출연진이 현지 주민들로 구성되어 더욱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87분 분량의 이 작품은 전체 관람가 등급을 받았으며 제작비 1억 5천만 원으로 만들어진 저예산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상업적으로도 성공했습니다. 대종상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청룡영화상에서도 감독상과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습니다. 2019년 9월에는 17년 만에 재개봉하여 새로운 관객들에게도 감동을 전했습니다. 튜브픽쳐스에서 제작했으며 황우현과 황재우가 제작을 담당했습니다.
줄거리
서울에서 살던 7살 소년 '상우'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엄마와 함께 시골에 홀로 사시는 외할머니 댁으로 향합니다. 기차와 버스를 타고 먼지 날리는 시골길을 한참 걸어 도착한 곳은 산골짜기 외딴집이었습니다. 말도 하지 못하고 글도 읽지 못하는 77세 외할머니와 함께 여름 한 달을 보내게 된 상우는 처음부터 불만이 가득했습니다. 전자오락기와 롤러블레이드에 익숙했던 도시 아이에게 배터리도 팔지 않는 시골 가게와 돌투성이 마당은 견디기 힘든 환경이었습니다. 상우는 자신의 욕구불만을 할머니에게 표출하며 짓궂게 굴었지만 할머니는 단 한 번도 상우를 나무라지 않았습니다. 켄터키 치킨이 먹고 싶다고 하자 할머니는 장에서 살아있는 닭을 사와 직접 백숙을 끓여주었지만 상우는 물에 젖은 닭이라며 투정을 부렸습니다. 게임기 배터리가 떨어지자 할머니는 먼 길을 걸어가 배터리를 사다 주었고 상우가 아프면 밤새 간병을 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상우는 할머니의 무언의 사랑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고 할머니와 함께 하는 일상 속에서 진정한 정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결말
한 달간의 시골 생활이 끝나갈 무렵 상우는 할머니에 대한 마음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할머니를 귀찮아하고 무시했던 상우였지만 이제는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할머니가 몸이 아프시자 상우는 직접 할머니를 돌보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했습니다. 드디어 엄마가 데리러 오는 날이 되었고 상우는 할머니와 작별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상우는 할머니에게 편지를 써서 부치라며 그림엽서를 건네주었고 삐뚤삐뚤한 글씨로 미안하다는 마음과 보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할머니는 상우가 떠난 후 혼자 산길을 천천히 걸어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구부정한 할머니의 뒷모습과 함께 흐르는 밝은 배경음악은 슬픔과 희망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감정을 자아냈습니다. 상우 역시 서울로 돌아가면서 할머니와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들을 가슴 깊이 간직하게 되었고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청소감 및 평점
이 영화는 현대 사회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순수한 인간관계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수작입니다. 김을분 할머니의 무언의 연기는 그 어떤 대사보다도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유승호의 자연스러운 아역 연기도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특별한 사건이나 극적인 반전 없이도 일상 속 소소한 에피소드들만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할머니가 상우를 위해 보여주는 헌신적인 사랑과 상우가 점차 할머니를 이해해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그려져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도시와 시골의 문화적 차이를 통해 세대 간의 소통 문제를 다루면서도 결국 사랑으로 하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정향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산골 마을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도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였습니다. 상업성보다는 진정성을 추구한 작품으로서 한국영화사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의 소중함과 무조건적인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따뜻한 작품이었습니다. 별점 만점에 4.5점을 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