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첫사랑을 찾아 과거로 떠난 딸의 시간 여행을 그린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타니구치 마사아키 감독이 츠츠이 야스타카의 원작 소설을 각색하여 나카 리이사 주연으로 선보인 판타지 로맨스 작품입니다.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
영화 정보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2010년 일본에서 제작된 판타지 로맨스 장르의 실사 영화입니다. 타니구치 마사아키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츠츠이 야스타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습니다. 원작 소설 발표 시점으로부터 38년이 흐른 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요시야마 아카리' 역에는 나카 리이사가 캐스팅되었습니다. 흥미롭게도 나카 리이사는 2006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버전에서 '콘노 마코토' 역의 목소리를 맡기도 했습니다. 남자 주인공 '미조로키 료타' 역에는 나카오 아키요시가 출연했습니다. 두 배우는 이 작품을 통해 인연을 맺어 2013년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아카리의 어머니 '요시야마 카즈코' 역은 야스다 나루미가 연기했습니다. 야스다 나루미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배우입니다. 엄마의 소꿉친구 '아사쿠라 고로' 역에는 카츠무라 마사노부가, '후카마치 카즈오' 역에는 이시마루 칸지가 각각 출연했습니다. 러닝타임은 122분이며 일본에서는 2010년 3월 개봉했습니다. 한국에서는 2010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되었으며 감독과 주연 배우가 함께 방한하기도 했습니다. 이듬해인 2011년 3월 전국 13개 상영관에서 정식 개봉했으나 관객 수는 2800명 정도에 그쳤습니다. 영화의 캐치프레이즈는 기억은 사라져도 이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문구였습니다. 시간을 초월한 사랑과 가족의 유대를 강조하는 메시지였습니다.
줄거리
고등학교 3학년생인 '요시야마 아카리'는 대학 입학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아카리는 대학 연구소에서 약학자로 근무하는 엄마 '카즈코'와 단둘이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아카리가 태어나자마자 집을 나갔기에 아카리에게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모녀는 자매처럼 다정하게 지내며 서로를 의지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엄마의 옛 친구이자 술집을 운영하는 '아사쿠라 고로'가 집을 찾아옵니다. 고로는 오래된 사진 한 장과 라벤더가 담긴 봉투를 건넵니다. 사진 속에는 젊은 시절의 카즈코와 두 명의 남학생이 함께 찍혀 있습니다. 카즈코는 사진을 보며 깊은 추억에 잠깁니다. 그날 밤 카즈코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집니다. 병원에서 엄마의 손을 잡고 있던 아카리는 문득 사진 속 남자가 엄마의 첫사랑 '후카마치 카즈오'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아카리는 엄마를 깨우기 위해서는 카즈오를 찾아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집으로 돌아온 아카리는 라벤더 향기를 맡고 신비한 경험을 합니다. 순간 주변이 흔들리며 정신을 잃은 아카리가 깨어난 곳은 1972년입니다. 정확히는 엄마가 고등학생이었던 시절로 돌아간 것입니다. 하지만 아카리는 착지에 실패해 1974년에 불시착하고 맙니다. 낯선 과거 세계에서 당황한 아카리는 길을 헤매다 영화 촬영 현장을 발견합니다. 그곳에서 영화감독을 꿈꾸는 대학생 '미조로키 료타'를 만나게 됩니다. 료타는 혼란스러워하는 아카리를 도와주고 둘은 점차 가까워집니다. 료타의 도움으로 아카리는 여고생 시절의 엄마를 만나는 데 성공합니다. 엄마는 친구 '후카마치 카즈오', '아사쿠라 고로'와 함께 활기찬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카리는 엄마의 순수했던 모습과 친구들 사이의 우정을 지켜보며 감동받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아카리는 료타에게 점점 마음을 열게 됩니다. 료타 역시 아카리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아카리는 자신이 미래에서 왔다는 사실을 숨기고 있습니다. 둘 사이에는 조심스러운 감정이 싹트고 과거 세계에서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갑니다.
결말
아카리는 엄마의 과거를 지켜보며 중대한 사실을 깨닫습니다. 엄마가 사랑했던 사람은 '후카마치 카즈오'가 아니라 다름 아닌 '미조로키 료타'였습니다. 료타는 훗날 아카리의 아버지가 되는 인물이었던 것입니다. 아카리는 복잡한 심경에 빠집니다. 자신이 좋아하게 된 남자가 미래의 아버지라는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동시에 아버지가 왜 가족을 떠났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료타는 영화감독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평범한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젊은 시절의 열정과 꿈을 잃은 채 가정에 얽매이는 것이 괴로웠을 것입니다. 아카리는 엄마에게 사진과 라벤더를 전해줍니다. 카즈코는 아카리가 미래에서 온 자신의 딸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챕니다. 모녀는 시간을 초월해 마음을 나눕니다. 아카리는 료타에게 작별 인사를 합니다. 료타에게 영화감독의 꿈을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료타는 아카리의 정체를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그녀가 특별한 존재임을 느낍니다. 둘은 아쉬운 이별을 나눕니다. 아카리가 현재로 돌아오자 엄마는 병원 침대에서 눈을 뜹니다. 카즈코는 딸이 자신을 위해 과거로 여행했다는 것을 압니다. 모녀는 뜨겁게 포옹하며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합니다. 시간이 흘러 료타는 결국 영화감독의 꿈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만났던 신비한 소녀의 격려는 그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아카리는 엄마와 함께 행복한 일상을 이어갑니다. 과거 여행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시간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영화는 시간은 흘러도 진심 어린 마음만은 영원히 남는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끝을 맺습니다.
시청소감 및 평점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원작 소설의 세계관을 충실히 계승하면서도 독창적인 서사를 구축한 수작입니다. 엄마 세대의 이야기를 딸 세대로 이어가는 구성이 신선했습니다. 나카 리이사의 섬세한 감정 표현이 작품 전체에 생명력을 불어넣었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혼란스러워하는 아카리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연기했습니다. 나카오 아키요시는 순수하고 열정적인 청년 료타를 자연스럽게 소화했습니다. 두 배우의 조화로운 호흡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야스다 나루미가 연기한 젊은 시절의 카즈코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시간 여행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다루면서도 지나치게 복잡하지 않게 풀어낸 점이 돋보였습니다. 타임리프 설정을 가족애와 첫사랑의 순수함을 보여주는 도구로 활용했습니다. 1970년대 일본의 거리와 학교 풍경을 섬세하게 재현한 미술도 훌륭했습니다. 복고적인 분위기가 향수를 자극했습니다. 음악 역시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선율로 영화의 분위기를 잘 살렸습니다. 다만 러닝타임 122분이 다소 길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중반부 전개가 조금 느슨해지는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초월한 가족의 사랑이라는 주제를 진솔하게 그려낸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엄마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떠난 딸의 용기와 희생이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원작 팬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로,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는 따뜻한 위로가 되는 작품입니다. 가족과 함께 보기에 적합한 건전한 내용이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개인적으로 별점 4.5점 만점에 3.5점을 주고 싶습니다.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수작이었습니다.